1. 술탄 압둘 하미드 2세의 보수정치
1876년 외세에 의한 오스만 제국의 영토 잠식이 극성을 부를 때 등장한 술탄 압둘 하미드 2세는 전대 몇몇 술탄들의 서구 의존식 개혁정치를 과감히 버리고, 무슬림의 자주성과 이슬람 이념의 통일을 바탕으로 둔 보수정치로 회귀하였다. 집권 초기, 노토 전쟁의 패배로 국론의 분열이 심화되고, 전쟁책임문제가 대두되자, 개혁론자인 재상 미트 하트를 처형하고, 의회를 해산하여, 술탄 중심의 전제정치를 강화하였다. 이를 위해 압둘 하미드는 외교노선에서 친독 정책을 표방하였고, 제국 안팎의 모든 이슬람 세력을 자신을 중심으로 결집시켜 기독교 서구 열강의 압력에 맞서고자 하는 범이슬람 운동을 확산시켰다.
2. 청년 투르크당의 근대화 투쟁
그러나 중앙집권화 정책을 펴는 술탄에 대한 국내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청년 장교와 젊은 지식인들이 중심이 된 반대세력은 '연합 진보회'라는 비밀조직을 결성하고, 국내외에서 반정 활동을 강화하였다. 흔히 청년 투르 크다으로 알려진 이들은 모든 반대세력을 결집하여 1908년 혁명을 성공시키고 술탄에게 헌정의 회복을 요구하였다. 결국 압둘 하미드의 폐위로 이어진 1908년의 혁명은 청년투르크당이 새로운 집권층으로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런 상황은 제1차 세계대전까지 지속되었다.
3. 제1차 세계대전과 오스만 제국의 와해
독일과 함께 동맹국전선에 가담했던 오스만은 제1차 세계대전의 패배로 제국이 와해되는 운명을 맞았다. 발칸반도와 아라비아를 포함한 비투 르크인 지역이 상실되고, 소아시아 반도마저 연합국에 의해 점령당하자, 무스타파 케말이라는 뛰어난 장군에 의해 독립전쟁이 수행되었다. 그 결과 1923년 로잔 조약에서 최종적인 영토 조정이 이루어졌고, 국민적 영웅으로 부상한 무스타파 케말이 칼리프제와 왕정을 폐하고 터키공화국을 창설하였다. 이로써 1299년 이래 600년 이상 이슬람 세계의 종주국으로서 존속해 왔던 오스만 제국은 종말을 고했다.
4. 오스만의 멸망과 아랍세계의 분열
아랍의 이슬라문화권을 지배하던 오스만 제국의 멸망은 아랍 민족들에게 새로운 자주의식과 독립의 기운을 고취시켰으나, 이미 서아시아의 이권에 혈안이 되어 있던 서구 열강들의 개입과 분열책동으로 사분오열되는 비극을 맞았다. 그리하여 아랍어, 이슬람교, 아랍인이라는 공통분모로 단일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던 아랍은 오늘날 20개국이 넘는 개별 국가로 분할되었으며, 서로 상충되는 이해관계로 협력과 분쟁을 거듭하고 있다.
5. 영토분할을 위한 열강들의 음모
특히 제1차 세계대전 중에 서구 열강은 팔레스타인 지역에, 아랍인들에게는 후세인, 맥마흔 서한을 통해 아랍국가의 독립을, 유대인들에게는 발포어 선언을 통해 유대민족국가의 창설을, 그리고 영국과 프랑스 간에는 사이크스 피코 비밀조약을 통해 팔레스타인의 영국 통치를 암암리에 결정함으로써 오늘날 서아시아지역에서의 끊이지 않는 분쟁의 근원적 불씨를 제공하였다. 이리하여 오랫동안 이 지역에서 평화롭게 공존해 왔던 아랍과 유대인들은 서구의 지원을 얻은 유럽의 유대인들이 1948년 팔레스타인 땅에 이스라엘을 건국함으로써 서로 화해할 수 없는 적대관계로 변모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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