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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사

고대 그리스 문명 6편

by 니루루 2022. 10. 23.

폴리스의 쇠퇴와 헬레니즘 세계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끝난 이후의 그리스는 전반적으로 폴리스들 간의 끊임없는 전쟁이 계속된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그 소모적인 전쟁들 속에서 폴리스들은 각기 그 국력이 현저하게 감소하여 이제 그리스인을 주도할 만한 중심국가도 없어졌다. 폴리스의 쇠퇴 현상은 폴리스 내부에서도 생겨났다. 기원전 4세기에 들어와 심화된 빈부격차는 시민단 내의 감속력을 약화시키고 시민들의 분열을 초래했다.

 

폴리스는 본래 시민들의 공동체인 만큼 시민들의 분열은 곧 폴리스의 국력쇠퇴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리스인들은 이제 그리스인 자신의 문제에 관해서도 스스로 해결할 역량을 잃었기 때문에 결국 인접 강대국들의 간섭을 초래했다. 그 강대국들은 페르시아 제국과 마케도니아 왕국이었다.

 

특히 그리스인의 문제에 대해 보다 직접적인 개입을 한 신흥 마케도니아왕국은 풍부한 자원과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강성하더니, 결국 기원전 338년의 카이로네이아 (Chaironeia) 전투에서 그리스 연합군에게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이로써 폴리스를 근간으로 형성된 고대 그리스의 찬란한 역사가 마감되었다.

헬레니즘세계의 대두

그리스를 통일한 마케도니아 왕국은 기원전 334년 알렉산더(Alexandros)의 페르시아 제국 원정과 더불어 영토확장에 나섰다. 알렉산더는 원정 10년 만에 지중해 동부지역에서 인도의 펀잡(Punjab) 지방에 이르는 거대한 영토의 지배자가 되었다. 알렉산더는 단순히 영토를 확장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리스 문화의 보급에도 힘썼다. 

 

그는 그리스문화와 이민족 문화를 긴밀하게 융합시키기 위해 그리스인 군인과 정복지 여성들을 집단 결혼시키거나 수만(數萬)의 페르시아인 젊은이들을 자신의 군대로 편입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알렉산더는 그 거대한 제국의 지배체제를 변변히 구축할 틈도 없이 기원전 323년에 갑작스럽게 열병으로 죽고 말았다. 서양의 에서는 알렉산더가 병사(病死)한 기원전 323년으로부터 이집트 왕국이 로마인에게 정복된 기원전 30년까지를 헬레니즘 시대라고 부른다.

헬레니즘 문화의 특징

헬레니즘세계는 하나의 통일된 단일체가 아니고 여러 이질적인 문화가 제각기 혼합된 세계였다. 그런데도 '헬레니즘 세계'라는 말로 불려질 수 있는 것은 그 속에 그리스 문화는 공통된 기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리스 문화는 주로 헬레니즘 세계의 상류층 사람들에게 전파되었고 일반 하층민들에게는 별다른 영향력을 끼치지 못했다. 

 

헬레니즘세계의 동서문화 융합정책은 그리스 문화와 동방문화를 동등하게 교류시키고자 한 것이 아니라, 실상은 동방문화를 정복자의 문화인 그리스 문화에 동화시키려는 성격이 강했다. 헬레니즘 시대는 그리스인의 문화가 지중해 전역과 나아가 동방 세계로까지 확대해 나가는 시기였다. 이 과정에서 그리스 문화는 이제 폴리스와의 유대를 상실하고 개인 주의화되거나 세계시민의식을 지향하는 추세를 보이게 되었다. 

 

이러한 기본적인 경향은 헬레니즘문화의 전반적인 기조를 이루게 된다. 헬레니즘 문화는 그리스 문화의 국제화된 모습이었다. 알렉산더의 대제국에 뿌려진 그리스 문화는 동부 지중해 연안지역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결국 헬레니즘 시대에 들어와 가장 크게 변한 것은 그리스 문화 자체였다. 

 

그리스 문화는 헬레니즘 시대를 통해 폴리스 문화에서 탈피하여 지중해의 국제적인 문화로 발전했다. 이 국제적인 그리스 문화는 후일 지중해 세계를 지배하는 대제국으로 성장한 로마인에 의해 수용되어 서양문화의 큰 줄기를 이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