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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Pan's Labyrinth, 2006)

by 니루루 2022.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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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의미로-포스터

  • 제목 :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 개봉 : 2006. 11. 30
  • 감독 : 기예르모 델 토로
  • 출연 : 이바나 바께로, 더그 존스


1. 아이들과 같이 보기엔 적합하지 않은 잔혹동화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판의 미로는 여자아이가 주인공이고 판타지적이고 동화적인 세계를 다룬 영화라는 면에서 아이들이 보는 건전하고 밝은 영화로 오해할 소지가 있으나 그렇지 않다. 판의 미로는 전쟁영화라고 봐도 될 만큼 매우 잔인한 장면이 많고 스토리 또한 어두워서 어린아이들이 보기에는 충격적일 수 있는 영화라서 주의를 요한다. 실제로 한국에서 개봉할 당시에 영화 배급사가  판의 미로를 <나니아 연대기> <해리 포터>의 뒤를 잇는 판타지 영화라고 홍보했다. 그랬다가 실제로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러 갔던 관객들이 영화 내용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2. 줄거리

영화의 시대적 배경을 알려면 1936년부터 1939년까지 일어난 스페인 내전을 이해해야 한다. 스페인 내전 이후에는 파시스트 독재 정권이 들어서게 되고, 이에 맞서는 시민 군들이 정부군을 상대로  숲에 숨어들어 게릴라 활동을 하던 때가 정확한 배경이라고 볼 수 있다. 이때  주인공 오필리아의 새아버지 비달은 정부군의 소속이다. 동화를 좋아하는 소녀, 오필리아는 만삭이 된 엄마를 따라 새아버지 비달이 있는 위험한 숲 속으로 오게 된다. 그곳에서 그녀는 정체불명의 미로를 발견하게 되고 자신을 하인이라 칭하는 판이라는 괴이한 인물을 만나게 된다.


판은 오필리아에게 당신은 원래 지하왕국의 공주 모안 나라고 말하면서 판은 모안나 공주, 즉 오필리아가 인간 세계에 흥미를 느껴서 몰래 지상에 올라왔다가 햇빛을 보고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것이라고 설명해준다. 판은 오필리아에게 지하 왕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지하 왕국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보름달이 뜨기 전까지 세 가지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고 한다. 이 영화는 이 세 가지 과제를 수행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3. 등장인물

오필리아 

영화의 주인공. 어린 시절부터 항상 동화책을 읽고 다녀서 동화적 상상력이 풍부했던 아이. 어둡고 암울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위로받을 곳없이 외로웠던 그녀는 동화책을 벗 삼아 현실을 위로받곤 했다. 새아버지 비달을 매우 무서워한다.

 

오필리아에게 지하 왕국을 소개해 주는 인물. 얼굴은 산양. 몸은 나무모양으로 이루어진 그의 모델은 감독이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인물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판이라는 이름은 공포를 나타내는 영단어 Panic의 어원이기도 하다. 지하 미궁에 들어온 오필리아에게 모안나 공주의 환생이라며 보름달이 뜨기 전 시련을 완수하고 지하세계로 돌아가야 한다고 설득한다.

 

비달

오필리아의 새아버지. 현실과 환상의 세계 두 가지 평행세계 속에서 괴물로 상징되는 인물. 가족에게 굉장히 가부장적이며 권위적이다. 군인으로서는 공포와 폭력으로 사람을 지배하려 하는 파시스트 체제에서의 전형적인 인물.

 

4. 리뷰

앞에서 이야기했다시피 이 영화를 아이들과 함께 보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영화 <파닥파닥>의 사례처럼 실제로 극장 상영관에서도 아이들과 동행한 학부모들의 항의가 있었다고 할 정도로 영화는 분위기부터 스토리까지 잔혹하고 어둡고 슬프다. 전쟁이 끝나고 내전이 지속되는 상황. 사람과 사람이 총칼을 맞대고 서로를 죽고 죽이는 상황과 현장 속에서 오필리아라는 이 어린아이는 필연적으로 외로울 수밖에 없다. 아이는 어디 한 곳이라도 기댈 곳이 없는 이 세상 속에서 자신이 읽던 밝고 희망찬 동화 속으로 도피하는 아이이다.

 

이 영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는 관객들이 오필리아라는 아이가 겪은 환상적인 경험을 보면서 이것이 현실과 거짓, 어떤 것으로 판단할지에 따라 달려있다. 현실이라면 오필리아는 끔찍한 시련을 이겨내고 다시 지하 왕국으로 돌아와 모두의 환영을 받으며 다시 공주로 돌아오는 해피엔딩이고, 거짓이라면 오필리아는 끔찍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자신이 만든 동화 속으로 빠져들다가 결국 끔찍한 최후를 맞이하는 새드엔딩인 것이다.


영화는 이 두 가지 엔딩을 서로 교차하며 보여주며  당신들이 선택하는 이야기는 어떤 것일지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물론 델 토로 감독은 오필리아가 겪은 모든 일이 전부 사실이라고 밝혔지만 예술의 해석은 항상 관객의 몫이다.) 이 영화는 깊게 들어갈수록 매우 세밀하게 짜인 연출과 메타포들이 있기 때문에 한번 보고 두 번보는 재미가 있다. 물론 당신이 이 영화의 쓸쓸하고 슬픈 뒷맛을 감당해낼 수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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