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티토의 사망으로 흔들리기 시작한 유고연방
티토가 사망한 시점은 소련과 동유럽 전체가 흔들리며 탈냉전의 조짐이 나타나던 시기였습니다. 1980년대는 공산주의는 물론 자본주의도 흔들리는데요. 1979년이란 혁명, 1986년 필리핀의 애드사 혁명, 1987년 한국 6월 민주화 항쟁, 1989년 중국 텐안먼 사건 등 아시아의 민주화 운동이 발발합니다. 이처럼 1980년대는 대변화의 시대였습니다.
이 당시 유고연방은 오일쇼크로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티토가 사망하고, 공산당 체제도 흔들리는 데다가 미소가 화해하는 탈냉전시대가 도래하면서 더 이상 서방세계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문제의 인물 슬로보단 밀로셰비치가 등장합니다.
2. 극단적 민족주의의 대두
밀로셰비치는 당시 세르비아 공화국의 공산당 총서기였습니다. 그는 세르비아의 극단적인 민족주의를 자극함으로써 자신의 주가를 올립니다. 밀로셰비치는 자신의 친구였던 이반 스탐볼리치를 제거하고 본인이 세르비아 대통령이 되는데,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타민족에 대한 반감을 조장합니다. 사실 밀로셰비치도 처음에는 유고연방을 유지하자는 쪽이었습니다. 세르비아 중심으로 유고연방을 재편하자는 쪽이었지만 1980년대 후반에 들어서서 공산주의가 흔들리며 유고 연방을 탈퇴하려는 타민족들의 움직임이 거세지자 세르비아 독자국의 건설을 주장하기 시작합니다.
즉 유고연방을 해체하고 세르비아의 땅을 늘리자고 주장하면서 슬로베니아나 크로아티아에 거주하고 있는 세르비아인들에게도 두려움을 조장하고, 민족주의 감정을 부추기게 됩니다. 민족주의 감정에 경도된 세르비아인들은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가 독립선언을 하기 이전부터 무장을 갖추기 시작합니다. 이런 시기에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는 1991년 6월 25일 같은 날짜에 독립을 선언합니다. 이는 유고연방에 대한 일방적인 탈퇴 선언이었으므로 유고연방은 이를 반란으로 간주하고 군대를 투입할 명분을 얻게 됩니다.
유고연방군은 먼저 슬로베니아를 진압할 것을 결정하는데, 크로아티아에 주둔하고 있는 유고연방군을 투입시킵니다. 당시 크로아티아 유고연방군의 장교 50% 이상은 세르비아계였습니다. 그 이유는 당시 유고연방에서 독립한 나라들이 유고연방군에서 같은 민족들의 탈영을 종용했기 때문이었고, 따라서 유고연방군은 가면 갈수록 세르비아인들로 구성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유고연방군의 실질적 통수권자는 세르비아계 지도자인 밀로셰비치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슬로베니아 전쟁은 큰 사상자 없이 단 10일 만에 종료됩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지금도 역사적인 해석과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유 1
슬로베니아 영토 내에 세르비아인이 거의 없어서 세르비아인의 해방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시기 독립한 크로아티아에 세르비아인이 많았기 때문에 그쪽으로 병력을 집중해야 했습니다.
이유 2
애초에 슬로베니아는 유고연방과 밀약을 맺고 각기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려 서로 짜고 치는 그림을 그렸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유 3
유고연방이 슬로베니아를 치려했지만, 생각보다 강력한 군사력 때문에 크로아티아부터 치려는 전략이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유 4.
바로 슬로베니아의 여론전때문이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전쟁 전부터 슬로베니아는 유고연방이 자국을 침략할 것을 계산하고, 작고 연약한 민주국가인 우리를 강력한 독재 공산국가가 공격하려 한다는 프레임을 만들고 서방세계에 선전을 해왔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슬로베니아 내에 서방기자가 곳곳에 있었고, 침략하러 온 유고연방군이 서방기자들을 보고 강력한 군사작전을 펼 수 없었다는 해석이지요. 이상으로 유고연방의 해체, 슬로베니아 전쟁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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